지난주 화요일, 마지막 변제금 내러 오신 분이 명함 한 장을 내미셨어요.
"저 이번에 정규직 됐어요"라고 하시면서요.
2년 11개월 전, 계약직으로 일하시면서 처음 사무실에 오셨던 분이었습니다.
그 시간 동안 참 많은 게 바뀌셨더라고요.
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게요.
▣ 처음 오셨을 때 — 사원증 줄이 좀 낡아 있었어요
28세, 제조업체 계약직으로 일하시던 분이었어요.
채무 총액 3,800만원 — 대학 시절 학자금 대출에, 취업 준비하면서 쌓인 카드값이 더해진 케이스였습니다.
목에 걸고 오신 사원증 줄이 꽤 낡아 있었어요. 계약 연장을 몇 번이나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.
"정규직 전환은 언제 될지 모르겠어요"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.
그 불안정함 속에서도 회생 신청은 미루지 않고 바로 진행하셨습니다.
월 변제금은 31만원으로 잡혔어요. 수입이 많지 않으셨거든요.
"이 정도면 어떻게든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"라며 신청서에 서명하셨습니다.
그때 손끝이 좀 거칠어 보였어요. 공장에서 일하시다 보니 그런가 싶었습니다.
인가가 나던 날, "이제 시작이네요"라고 짧게 문자 주셨고요.
36개월이 그렇게 시작됐습니다.
▣ 변제 1년 반쯤 — 이직 준비 얘기가 나왔어요
변제 초반엔 특별한 일 없이 꾸준히 진행됐어요.
그러다 1년 반쯔음, "다른 회사 면접 봤어요"라는 카톡이 왔습니다.
같은 업종 다른 회사였는데, 정규직 공고였어요.
"변제 중인데 이직해도 문제없나요?"라고 물으셨고, 저는 소득 변화만 제때 신고하면 괜찮다고 안내드렸습니다.
며칠 뒤 "합격했어요!"라는 문자가 왔어요. 느낌표가 두 개였습니다.
이직하시면서 월급이 조금 올랐어요. 변제금도 그에 맞게 조정됐고요.
(이런 소득 변화 신고, 제때 안 하시면 나중에 문제가 커질 수 있어서 꼭 안내드려요)
통장 정리하실 때마다 조금씩 쌓이는 변제 기록을 보면서, 안정감을 느끼셨다고 하더라고요.
"월급 들어오면 제일 먼저 변제금 빠지는 게 이제 자연스러워요"라고 하셨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.
그렇게 또 1년이 지났습니다.
▣ 지난주, 명함 한 장
마지막 변제금 내시던 날, 정장을 입고 오셨어요.
예전 계약직 시절 뵀을 때랑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 있더라고요.
"이번에 정규직 전환됐어요. 그리고 이게 완제금이에요"라며 명함을 먼저 내미셨습니다.
3년 전 낡은 사원증 줄을 하고 오셨던 그 사람이, 이제 어엿한 명함을 건네고 있었어요.
"법무사님 아니었으면 이 3년, 훨씬 힘들었을 것 같아요"라고 하시는데, 저도 뭉클했습니다.
완제 확인서에 도장 찍어드리면서, 그 사이 있었던 일들이 쭉 떠올랐어요.
낡은 사원증, 이직 소식, 정규직 전환, 그리고 오늘의 명함까지.
숫자로 보면 3,800만원 정리된 사건이지만, 사람으로 보면 불안정함에서 안정으로 넘어온 3년이었습니다.
"이 명함, 그냥 드리고 싶었어요"라고 하시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셨어요.
저는 그 명함을 책상 한쪽에 조심스럽게 올려두었습니다.
이 일을 오래 하다 보면, 이런 순간들이 쌓여요.
신청서에 서명하실 때와 완제 확인서에 도장 찍으실 때, 같은 사람인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거든요.
그 차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게 이 일의 보람인 것 같습니다.
지금 불안정한 상황에서 신청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도, 분명 3년 뒤엔 다른 모습이실 거예요.
저는 그 3년을 같이 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.
비슷한 고민 있으신 분, 편하게 문의 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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